나의 문제점
0. 왜 이 글을 쓰는가?
짧고, 긴 시간 동안 나하고 같이 지낸 소중한 사람들로부터 몇 가지 피드백과 조언을 얻을 때가 있다. 그러한 조언 중 공통된 문장을 정리해서 내가 어떤 단점이 있는지 생각하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고민한다.
1. 나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이것은 타고나는 성향일 가능성이 크다. 갑자기 남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라고 하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다면, “관심있는 척” 이라도 해본다. 나의 문제점은 관심이 없다는 티가 너무 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말을 특정 한 조직에서 들어보지 않았다. 이 곳, 저 곳에서 듣곤 한다. 그 말은, 사람들이 위 진술에서 나를 보는 시선은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가? 나의 특징으로 남겨도 되는가? 일단 특징으로 치부하기엔 딱히 이득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뻔하다. 다른 사람에 관심을 가지는 척이라도 한다. 이 척이 많이 티날수 있어도 무심한 티보다 낫다. 몇 가지 행동방침을 세워본다.
-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에 딴 짓을 하지 않는다. 약간 상황마다 다른 것 같긴 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는, 관심이 없을지언정 딴 짓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맘에 안 드는 사람과 있을때는 딴 짓을 “대놓고” 한다. (그러므로 대놓고 딴 짓을 하지 않는다.)
-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에 잘 듣고 질문을 준비한다. 내 말을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말에 하나씩 질문을 달아서 상대방에게 던져본다.
2. 나는 맥락을 끊는 말을 종종 한다.
나는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대화 맥락을 벗어나는 말을 종종 한다. 나도 스스로 잘 인지하고 있는 문제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자리에서 떠오르는 몇 사례가 기억난다. 사실 여기엔 좀 변명거리가 있다.
-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딴 생각을 자주 한다.
- 상황 1
다른 생각을 하다가 대화에 다시 끼어들려니, 장기 대화 맥락은 못 보고 단기 대화 맥락만 듣는다.
상황 2
다른 생각을 하다가 채팅에 다시 끼어들려니, 그간 쌓인 로그는 다 넘기고. 바로 나온 말만 본다. - 그것에 매몰되어 장기 대화 맥락을 반영못하는 말을 던져서, 대화 맥락을 벗어나는 말을 한다.
행동방침은 다음과 같이 일단 설정하고, 나중에 더 다듬어본다.
- 맥락을 가급적 다 듣는다.
- 맥락을 못 들으면, 말을 굳이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것이 낫다.
3. 그럼에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
회사에서 어느 분은 내가 영혼이 맑다고 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보이는데, 더 좋은 점은 내가 악의가 없어서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정말 감사하게도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말은 어딜가나 듣는다. 오랜 친구들도 나에게 가끔 하는 말이다. “악의가 없어서 이해하기 편하고, 오해할 일이 없다.”, 나는 이 모습 하나로 그나마 살아오고 있지 않을지 생각한다.
얼마 전에 익힌 “의미부여자” / “의미박탈자” 개념을 끌어오자면, (일부는 의미박탈자같이 나를 깍아내리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나에게 조언을 하는 사람들은 “의미부여자” 에 가까웠다. 나는 그들 모두를 “외적준거” 의 집단으로 삼는다. 즉슨, 세상을 살아감에서 그들의 생각이 어느정도 기준점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더더욱 오랫동안 같이 잘 지내고 싶다. 함께 지내다 보면 다음 생각을 자주 한다.
“왜 이제서야 서로 만났을까?”